희미한 詩의 기억

휘파람은 언제 부는가 연극에서 또 한 번의 실패는 나에게 성공보다 훨씬 더 큰 흥분 작용을 했다. 내 낙담을 기뻐하는 심술궂은 친구들을 생각하여 - 안타깝게도 파리의 공공장소에는 언제나 그런 사람이 상당수 있다 - 기분 좋은 척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소를 짓고 휘파람을 불면서 이렇..

그것은 노상 누워만 있는 땅의 일부가 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어느 날 벌떡 일어선 모습 --- K. Chesterton

노둣돌 노둣돌이란 말에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에 발돋움하기 위하여 각 집의 대문 앞에 놓는 큰 돌이다. 노둣돌이 있으려면 말(馬)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집에 존재하지는 않았고 양반 가문의 집에 다수 존재했다. 잉걸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시진(市塵) 1. 거리의 혼잡함 2. 거리의 티끌과 먼지..

오늘 날과 같은 탈 개성화가 지속된다면 얼마 가지 않아서 각 개인은 몰 개성화, 기계 부품화 된 숫자나 번호로써 구별되게 될 것이 자명하다. --- E. 프롬 <소유냐 존재냐> 中

죽음을 맞이하여 행하는 '유언'에는 불멸을 소망하는 인간의 소유적 실존 양식이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형태의 불멸을 '법적 불멸'이라고 이름지을 수 있다. 고대인들의 미이라 장례 풍습에서 드러난 육체적 불멸에 대한 소망과 마찬가지로 불멸하고자 하는 인간들의 소유적 실존 양식은 '법적 불멸'..

우리는 우주와 비교하면 아주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또 우리는 無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처럼 철저하게 쓸모없다는 것은 어떤 뜻으로 봐선 압도적인 동시에 안심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사고 범위를 초월한 형상이나 차원은 완전히 압도적이다. 과연 우리가 의지할 수 ..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백억, 천억, 조, 십조, 백조, 천조, 경(京), 해(垓), 잡(잡), 상(상), 융(융), 면(면), 정(正), 재(載), 극(極), 항하사(恒河沙), 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대수(無量大數) 생활 한문으로는 표기조차 할 수 없는 數들.... 나는 어디까..

다른 사람이 너를 몰라준다고 서운해 하지 말고 네가 다른 사람을 몰라주는 것을 걱정해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 孔子 <論語 學而> 중--- 나를 드러내고 싶어 안달하면서 나는 얼마나 당신을 무례하게 모른척 하고 있었을까?

우리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우리의 앎의 기능은 무한하다. 유한한 생명을 가지고서 무한한 것을 따라가면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 壯子 <養生主>편에서--- 종교에 있어 믿음이란 것도 그런 이치가 아닐까? 알고자 무한히 노력할 수는 있으되 도무지 무한에 이를 수는 없는.. 굳이 그 끝을 보..

인간의 얼굴은 말이 튀어나오는 벽이다. 입, 그것은 너무도 충만된 침묵이다. ............................................................... 얼굴 전체가 얼굴의 각 부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경주, 하나의 경기의 함성이다. ----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