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시월 태풍이 지나가고 남은 여름도 지나갔다 갑자기 늙은 나무들 손마디가 서러워 저 혼자 높아진 하늘 흔들리는 깊은 눈 반 백년을 살아도 늙지 않는 욕심이라니 친구도 뜬금없이 밉상스런 계절이다 이 즘엔 한 이십년 뒤 저물 삶만 자꾸 보여 하루 161006 詩舍廊/하루(時調) 2016.10.06
계절은 길에서 먼저 만난다 계절은 길에서 먼저 만난다 2007. 10. 25 숲은 아직도 내려서기을 주저하는데 가을은 이미 길가에 가득하다 낮은 곳에서 먼저 핀 계절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성급한 청혼 같은 것 쇼윈도우 계절 신상품처럼 길가의 단풍 손때 묻은 화사함이 곱게만 보이진 않네 詩舍廊/GEO 2007.10.25
낙엽 비 낙엽 비 2007. 10. 19 빚쟁이처럼 젖은 바람이 불어 올림픽대로 늙은 잎새들 쏟아져 내린다 어느새 담쟁이 벽도 붉고 길 또한 메말랐는가 서둘러 내리는 가을 비 몸서리처럼 깊은 하늘 차가운 하소연 끝나고 나면 곧 눈처럼 낙엽지리라 詩舍廊/GEO 2007.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