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숟가락 늙은 어머니 혼자 사는 집에는 아직도 어린 내가 여기저기 숨어 있다 아내와 함께 싱크대 청소를 하는데 숟가락 하나 눈에 띈다 둥근 볼이 깊고 손잡이도 길게 둥근 삼십 몇 년 전 고향 떠날 때 굳이 따라온 고봉밥 퍼먹던 열 몇 살 시절 끼니 오래 밥 구경 못한 녀석을 위해 고프지 않은 밥 한 술 떴다 200417 詩舍廊/애완事物 2020.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