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앵두나무

취몽인 2011. 9. 20. 16:37

  

 

뜰 앵두나무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어린 목련이

또각또각 꽃 지우는데

목 떨궈 외면할뿐 

 

여린 손목 담쟁이

어깨를 간질여도

마른 팔로 대꾸가 없다  

 

지난 이 맘 때

무성히 쏟던 붉은 별자리는

어디에도 없고 

 

비껴 든 비비추  

깍지 낀 틈으로 기어 오르던

거친 흙의 슬픔은 깊다 

 

가지마다 고개 돌리고

오랜 바람 마저 긋는 침묵으로

너는 어디로 가는지 

 

쏟아진 별빛들 터져

아우성으로 솟는 발치

연푸른 촉소리 들리지도 않는지

 

 

 

*2007년 6월 26일 초고 / 2011년 9월 20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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