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뜰 앵두나무의 죽음을 슬퍼합니다
어린 목련이
또각또각 꽃 지우는데
목 떨궈 외면할뿐
여린 손목 담쟁이
어깨를 간질여도
마른 팔로 대꾸가 없다
지난 이 맘 때
무성히 쏟던 붉은 별자리는
어디에도 없고
비껴 든 비비추
깍지 낀 틈으로 기어 오르던
거친 흙의 슬픔은 깊다
가지마다 고개 돌리고
오랜 바람 마저 긋는 침묵으로
너는 어디로 가는지
쏟아진 별빛들 터져
아우성으로 솟는 발치
연푸른 촉소리 들리지도 않는지
*2007년 6월 26일 초고 / 2011년 9월 20일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