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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는 하조대

취몽인 2013. 4. 23. 10:48

 

 

 

 

 

일어서는 하조대

 

 

 

 

시린 언덕 넘어

빈 마음을 버리러 갔을 때

모래 섞인 바람 한 줌 

슬쩍 마중을 나왔다

 

하얀 머릿채를 흔들고

멍든 속살 설핏 비추며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벌떡 벌떡 일어서던 그대

 

다가오다 부숴지고

서럽게 엎드려 물러서던 

그러나 손 내밀어

젖은 모래 움켜잡던 그대

 

기억이 쌓인 사구 위로

묵묵히 떨던 전봇대들의 행렬
가느다란 경계마저

슬프게 아름답던 오후

 

우리 떠난 후에
고개 더 높이 쳐들고

바라보다 바라보다

어둠 속으로 잠들었겠지

 

등 돌려 길을 달려도

귀는 아직 

울음 소리 속에 있다

오래 오래 그리운 그대여

 

 

 

2004.10.16 초고 / 2013. 4.23 수정 / 모던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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