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부모가 별거 중이라는 딸 아이 친구는
몇 년째 잠들지 못해 약을 먹고 있다고 하더군
또 다른 친구는
갓 스물에 따로 사는 아빠 생각이 나면
술을 마시고 전화로 강짜를 부린다던가
그저께 내 딸,
집에만 들어오면 불안해서 치료 받고 있다고
펑펑 우울을 쏟아내더군
우울이 낳는 또 다른 우울
아내는 주체 못하는 짜증을 쏟고
나는 성질을 휘저으며 우울을 들이킨다
딸의 우울은 눈물을 지나 대류한다
어김없이 돌아가야 할 튕겨 나온 영혼들
슬퍼하기에도 지치는 깊이의 우물 속으로
꽃 한송이 들고 넋 나간 위로를 부를 일이다
찬란한 위선이라도 펼쳐야하련만
선명히 꽃핀 우울이 과연 허락할런지
2007.8.27 초고 / 2013. 4. 23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