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5.2
선운사에 다녀왔습니다.
두달(?)에 걸쳐서..
부처님 오신날 전날이어서 절집은 몹시 어수선했지만
오고 가는 것이 큰 의미였습니다.
유명한 선운사 법당뒤 동백은 이미 제철이 지나
후드득 눈물을 다 흘려버리고 붉은 눈물 흔적만
나무 위에 조금, 나무 아래 가득 했었습니다.
운전을 한다는 것이 좀더 여행을 자유롭게 해주긴 했지만
한편으로 동백꽃 입술 만큼 곱게 붉은 복분자술을
그저 바라만 보고 침을 삼켜야하는 상황에 이르러선
무거운 짐에 불과했었습니다.
붉은 유혹, 그것이 이봄 선운사가 내게 준
어설픈 감상입니다.
곧이어 변산으로 갔습니다.
날씨가 흐려 붉은 채석강 일몰은 못봤지만
백사장에 맞붙은 횟집에서 짓푸른 코발트 빛으로
기울어가는 봄날 바다의 깊이와 함께
소주 두병 비웠습니다.
복분자술에 복수하는 마음도 함께....
아침에 몹시도 정갈한 내소사 경내를 돌아보고
전나무 내음 온몸에 가득 묻혀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변산을 휘감아도는 30번 국도와
길을 따라 나를 배웅하던 낮은 서해바다의 미소는
자꾸만 뒷덜미를 잡아 당기는 또하나의 유혹이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사무실에 있습니다.
신문에서 "새클턴의 위기 탈출 10계명"을 오려
책상앞에 붙여 놓고 돈 벌 궁리하고 있습니다.
10계명의 제 1계명은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말라" 입니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다음에는 동해 감포 앞바다로 가서
이문제를 해결해 볼 요량입니다.
참~ 봄바다 내음이 좋더군요......
* 니 카페에서 옛 글 퍼왔음^^ 그러고 감포는 언제 갔었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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