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기다립니다
2007. 8. 24
물이 그렇게 맑지는 않습니다.
초릿대 부르르 떨며
얼굴 내미는 붕어 또한 대단한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맑지 못한 물 속에는
내가 던져 놓은 떡밥 같은 일상이 가득하고
특히 밤이 되면
그 숱한 고민들을 태우는 케미 불빛이
차분하게 통쾌합니다.
먼 길을 가야하고
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사서 고생이 어딨나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설레는 마음으로
낚시를 준비할 수 있는 내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