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發生
2007. 9. 18
예멘, 짙은 사막 한 가운데 먼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북아프리카에서 홍해를 건너 온 사막 메뚜기떼 잔뜩 웅크리고 있다
바람으로 바다를 건넌 모세의 세대는 또 다른 모래로 사라지고 광야를 떠돌다 가나안을 바라보는 여호수아의 세대로 깨어나고 있다
야곱의 출발은 60명 남짓이었으나 구름 기둥으로 홍해를 건넌 그들은 셀 수 없는 大發生이 되어 모래 폭풍처럼 몰아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하늘을 덮고 땅을 뒤덮는 이동 아랫 턱은 대지를 씹고 날개는 나무를 태우며 소개 작전처럼 사막을 실어 나른다 그저 배회 만으로 무너뜨린 여리고성 너머로
산지를 나누듯 또 한 세대의 정벌을 끝내고 시야 가득 날아오르는 붉은 흙만큼의 부서진 몸뚱이 불순종과 반역, 그리고 회복을 거듭하며 알지못할 또 다른 광야에서 새로운 메시아의 세대를 잉태한다
다시 일어날 때 어디를 향할 지는 모른다 다만 아프리카에서 그 짧은 날개짓으로 바다를 건너 비옥한 초승달 지역 아라비아를 향했듯이 다윗의 몸짓으로 분연히 일어나 날카로운 날개짓 다시 하리라
인디아 일 수도 있고 중국의 고비사막일 수도 있다 앞서는 이도 없고 뒤 따르는 이도 없는 여행, 본능의 날개짓으로 목적지를 향하는 구름같은 메뚜기떼 그들은 골리앗의 블레셋일 수도 있고 십자가 예수의 흘린 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득 일어나 한 세상을 뒤덮고 잠잠하나 결코 사라지지 않는 그들의 힘 그 근원의 질서가 어디에서 왔는지 파라오를 향한 저주로 모세가 불렀던 그들이 왜 이 세상을 떠도는지 알 수는 없지만 무모한 생명의 힘이 저 편 고개 너머에서 달려올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서늘하다
- 2007년 9월 16일 KBS 일요스페셜을 보고..
하루 수만개의 댓글로 종주먹을 휘두르는 이들도 그들을 닮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