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구
2007. 11. 19
참 소를 닮았다
생각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달리 큰 두상에
선한 눈망울
앞만 보고 우직하게 내딛는 걸음
불뚝 성질머리까지
여름내 밭 몇 떼기 엎어놓고 오더니
소도 늙었나 봅니다.
흰 머리 벅벅 주억대는가 하면
벌떡 일어났다간 이내 주저 앉기도 합니다.
지나 온 길 자꾸 뒤돌아 보고
꿈벅꿈벅 서러운 눈곱 쌓아갑니다.
소는 같은 소인데
마음 갈은 밭 고랑이
왜 이리 달라 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