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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를 잘 쓰는 법 16가지/송수권

취몽인 2007. 11. 29. 12:11
* 송수권 시인은 전남 고흥이 고향이다. 친 오촌님과 같이 수학했다고 하는데 참 사람 좋다는 말만 많이 듣고 실제로 한 번도 만나 뵙지 못했다. 언젠가 만나 배우고 싶은 사람이다.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 송수권

① 사물을 깊이 보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른다. 지식이나 관찰이 아닌 지혜(지식+경험)의 눈으로 보고 통찰하는 직관력이 필요하다.

②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그 가치에 대한 ‘의미부여’가 있을 때 소재를 붙잡아야 한다. 단순한 회상이나 추억, 사랑 등 퇴행적인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③ 머릿속에 떠오른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이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중유화 詩中有畵 화중유시畵中有詩’, 이것이 종자 받기(루이스)다(이미지+이미지=이미저리→주제(가치와 정신)확정).

④ 이미지와 이미지를 연결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정서의 구조화가 필요하다. 추상적 관념을 이미지로 만들고 정서를 체계화하기 위하여 ‘객관적 상관물’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1차적 정서를 2차적 정서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하여 ‘객관적 상관물’을 쓴다. 이것을 ‘정서적 객관화’ ‘감수성의 통일’등으로 부른다.

⑤ 현대시는 ‘노래의 단절에서 비평의 체계’로 넘어와 있다는 피스의 말을 상기하라. ‘-네’ ‘-오리다’ ‘-구나’ 등의 봉건적 리듬을 탈피하라.
연과 행의 구분을 무시하고 산문 형태로 시도해 보는 것도 시 쓰기(매너리즘)에서 탈피하는 방법(형식)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형식은 그대로 두고 ①-④의 항목에다 적어도 ‘인지적 충격+정서적 충격’이 새로워져야 함은 물론이다.

⑥ 초월적이고 달관적인 시는 깊이는 있어도 새로움이 약화되기 쉬우니 프로근성을 버리고 아마추어의 패기와 도전적인 시의 정신을 붙잡아라.
이는 ‘시 쓰기’를 익히기 위한 방법이며, 늙은 시가 아니라 젊은 시를 쓰는 방법이다.

⑦ 단편적인 작품보다는 항상 길게 쓰는 습관을 길러라

⑧ 지금까지의 전통적 상징이나 기법이 아닌 개인 상징이 나오지 않으면 신인의 자격이 없다. 완숙한 노련미보다는 젊은 패기의 표현기법이 필요하다. 실험정신이 없는 시는 죄악에 가깝다.

⑨ 좋은 시(언어+정신+리듬=3합의 정신)보다는 서툴고 거친 문제시(현대의 삶)에 먼저 눈을 돌려라

⑩ 현대시는 낭송을 하거나 읽기 위한 시가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만드는 시이니 엉뚱한 제목(진술적 제목), 엉뚱한 발상, 내용 시상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를 깊이 감추고, 모든 것을 다 말하지 말고 절반은 비워둬라. 나머지상상력은 독자와 평론가의 몫이다.

⑪ 일상적인 친근어법을 쓰되 가끔은 상투어로 박력 있는 호흡을 유지하라.

⑫ 리듬을 감추고 시어의 의미가 위로 뜨지 않게 의미망 안에서 느끼도록 하라.
이해 행간을 읽어가는 상상력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애매모호ambiguity성이 전체 의미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심층심리 복합현상(원형상징)과 교묘한 시어들의 울림에 의한 콘텍스트를 적용하라.

⑬ 시의 주제는 겉 뜻(문맥)이 아니라 읽고 나서 독자의 머릿속에서 떠오르게 감추어라(주제).
아니마를 읽고 그 반대항인 아니무스의 세계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라.

⑭ 현대가 희극성/비극성의 세계로 해석될 때 비극성의 긴장미(슬픔, 우울, 고독, 권태, 무기력, 복수, 비애 등의 정서)를 표출하라. 이것이 독자를 붙잡는 구원의식이다. 이는 치유능력 즉 주술성에 헌신한다.

⑮ 유형화된 기성품이나 유통언어를 철저히 배격하라. 개성이 살아남는 일―이것이 시의 세계다.

⑯ ‘정서의 구조화’가 되어 있지 못한 시는 실패작이다. 왜냐하면 ‘감수성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제에 의한 의미구조의 통일만이라도 꿈꾸어라.

* 출처: 「송수권의 체험적 시론」
- 김륭의 블러그에서


출처 : 가빈의 사랑이야기
글쓴이 : 시실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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