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식구

장모님, 癌에게

취몽인 2008. 4. 25. 14:57

 

 

장모님, 에게

 

2008. 4. 25

 

내가 살아 온 날이

네가 살아 온 날이 아니니

 

칠십 평생

베이고 데이고 꺽이고 부러지고 곪고 문드러지고

기침에 오한에 별의 별 아픔에

같이 부대껴 온

나의 너

 

이제 너도 늙고

그간 고생에 진력이 나

내 속에서 불뚝,

변심한다 치더라도

너를 욕할 순 없을 듯하다

 

바깥만 바라보고

살아온 나

그 무심함에 서러워

그 깊은 곳에

눈물을 쌓았나 보구나

 

너의 눈물이

이제 나의

고통으로 흐른다만

그게 어찌

나만의 아픔이겠니

 

너를 욕하고

이제 너를

칼 꽃아 쫓아 낸다면

그렇다면

내 속이 편할까

 

네가 떠나면

네 아픔은

어디에서 또 울것이며

그 눈물

또 고이지 않겠니

 

늦게서야 

네 슬픔을 알아 미안하구나

이젠 내가

네 안으로 들어 가련다

내 안으로 들어 가련다

 

네가

나 아니니

 

내가

너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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