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6 (수)
제대로 된 여름날이 지나고 있다. 대구 처가는 폭염으로 못살겠다 아우성이다.
옛날 대구에서 살 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쯤이면 길에 사람이 없었다.
인적 끊어진 거리에 아스팔트도 녹아 물렁물렁해진... 더운 바람이라도 쏟아내는 선풍기 아래서
비질 땀 흘리며 낮잠을 자는게 폭염을 피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저녁이면 등목도 하고..
그때에 비하면 지금 더위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 성 싶다. 사무실이건 차 안이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여름, 이제 여름은 비무장의 거리에만 존재하는 셈이다.
항수가 낚시 언제 가냐고 성화다. 사실은 임감독이 더 성화일 것이다. 종훈이도 와 있으니....
우리네 여름 정례행사 하나가 지난 여름 이래 차트렁크 안에 웅크린 낚시대처럼 무작정 대기하고 있다.
낚시...
붕어를 낚는 재미 이상의 마냥 물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는 여유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밤새 수다를 떨고 술에 취해도 여전히 깜깜한 밤의 시간은 여유롭게 남는... 그 풍요로움.
늘 뭔가에 �겨 허덕이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정신의 호사일 터이다.
어제는 sk 김성우, 뉴데이즈 경엽과 함께 한잔했다.
모처럼.. 마포 주물럭집도 가보고...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안주 삼아 2차 하는 호기도 보이고..
반가운 사람들과 우연히 만나기도 하고 통화도 했다. 대홍의 정상철선배, 강효권형.. 이상욱형..
모두들 제자리에서 씩씩하게들 살고 있다. 부럽다.
글이 도무지 제대로 써지지 않는 날이다. 이런 날도 있는 법. 머리 속에 낙서만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