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4(월)
마른 장마가 잠깐 끊어졌나 싶더니 다시 시작이다. 숨이 턱 막히게 덥다.
쨍하게 더운 날씨가 아닌 흐리멍텅하게 더운 여름 날이다. 짜증과 무기력이 같이 흐른다.
7월도 벌써 중순이다. 진창에 빠져 허덕이고 있지만 그래도 시간은 꾸역꾸역 흐른다. 다행이다.
지난주는 한 동안 미뤄뒀던 몇 가지 일을 해치웠다. 디킴스의 김사장을 만나 진로를 모색했고
대책없이 널부러진 채무자도 만났다. 오래 별렀던 동창회 간부 선배도 만났고.. 프로젝트를 마냥
연기중인 광고주를 만나 독려도 했다. 아무 것도 결론 지어진 것은 없지만 앞을 향한 가능성을
다시 열어두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다음에 그 다음의 행동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쓸쓸하지만 현실인 바에는 달게 받아들인다.
다음주면 학생들 방학이 시작된다. 가게는 잠깐 피크를 맞을 것이라 한다.
하지만 내가 바로 그 시점에 교회 행사를 시작하게 되니 아내가 영 불안한 모양이다.
나 또한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별로 즐기는 편이 못되다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
닥치면 또 그런대로 헤쳐 나갈 것이 분명할텐데 미리 하는 걱정이란.. 운명같은 놈. 기우..
오늘은 사무실에서 꼼짝을 않고 있다.
월욜 하루라도 상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주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덜하겠거니 하는 마음에서다.
몸은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그러나 발바닥이 뜨겁다. 그건 숨길 수 없는 안달 탓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