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블로그 프로필 댓글에 내 글이 이시영 시인의 시를 닮았다는 과분한 말씀을 하셨다.
나는 이시영 시인의 시를 지금까지 제대로 읽어 본적이 없어 죄송한 마음으로
냉큼 인터넷으로 주문해 하루만에 도착한 시집을 오늘 점심 먹고 후딱 읽었다.
산문시와 하이쿠 형식의 짧은 시를 같이 담은.. 시인의 시들이 인상 만큼이나 참 편안했다.
댓글을 다신 분의 마음에 혹시 내 글들도 시인의 시처럼 편안하게 전해졌을까 싶다.
굳이 어깨에 힘을 주지 않더라도 눈을, 가슴을 부라리지 않더라도
편안하게 직관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시인은 내게 보여주신다. 참 고마운 일이다.
이 글을 읽을 내 친구들이 좋아할 시 한 편 옮겨 본다.
사나이들의 바다
태풍에서 풀려난 바다가 제일 먼저 찾는 것은 소주였
다. 서남해의 도서들마다 목포에서 들어오는 첫 배를 목
이 빠지게 기다렸다가 거룻배를 급히 저어 나온 건장한
어깨들이 들큰한 햇살 속에서 소주 궤짝 척척 부리는 소
리 부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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