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에서 역사를 연구하는 폴 케네디 교수의 1988년 저작
지어진 지 20년이 책을 다시 읽게 된 것은 누군가가 포탈 사이트에 올려둔
현대인의 필독 100권 도서 목록 속에 이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 딸이 태어날 무렵 우리 집에 와서 그 당시에 조금 읽다가 20년 동안 서가에 꽂혀 전전했던 책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저자가 저술을 한 시점에는 독일 통일, 소련연방과 동구권의 몰락이 구체화 되기 전이어서
그 결과를 익히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저자의 공산주의권 국가들에 대한 예견들이 다소 날카로움이 덜하게 느껴지지만
대체로 저자의 통찰은 완료된 역사에 비해 그렇게 빗나가지 않았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8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의외로 주장하는 바는 명료하다.
각국간의 경쟁은 유지되는 경제성장률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며
경제 규모 및 경제성장률의 우위로 강대국의 위치를 점한 나라들의 경우
성장의 확대와 함께 필연적으로 팽창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
그것이 제국주의 시대의 영국, 네덜란드 이건 냉전시대의 미국, 소련이건 간에 관계없이...
그리고 그 팽창은 군비 규모의 확대 등 비용 및 관리의 비효율성을 낳게되고,
이의 장기적 유지는 결국 그 강대국을 쇠퇴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소련의 쇠락과 미국의 쇠퇴는 케네디 교수의 주장을 웅변하는 바 다름 아니다.
색다른 시각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리숙하고 세련되지 못하지만 자기만의 방법으로 절제 속의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의 행보이다.
일본까지를 포함한 모두가 후퇴하고 있는 강대국들의 걸음 속에서 홀로 중국 만이 전진하고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할 과정이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국가든 기업이든 작위적이든 필연적이든 무작정의 확장은 결국 패망을 부른다는 인식이었다.
국가 경영이건, 기업경영이건 합리적인 절제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강대국의 흥망의 역사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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