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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교차

취몽인 2010. 4. 19. 14:32

 

 

 

 

 

 

늦은 교차

 

 

                                                             2010. 4. 19

 

아직은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턱 밑에 차오른

봄에게 따지듯 항변하다

새싹이 트는 것은

계절이 덥혀 놓은 대기가 아니라

언 태양이 녹아

빛을 발하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한결 짧아진 그림자가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온도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교차의 기준은

마른 가지 푸른 수액으로 밀려 오는데

떨어지지 못한 패배를 걸고

어깨 툭툭 치는 새 것들을 바라 본다

좁은 발  딛느라 돌아 갈 곳조차 서러워진

마른 정신이며 비틀어진 몸이여 

푸르게 푸르게

새 움을 틔워줄 너의 새로운 바닥으로

 

늦었지만 떠나라

살풋 몸짓으로 떨어 떨어져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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