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벽
2010. 6. 21
내부를 안락을 위하여
외부는 거친 소통과
묵은 생명을 쌓아 간다
녹슨 혈관에는
멈추지 않는 들숨이 흐르고
거친 힘줄은 바닥을 끌어 올려
낡은 높이를 지탱한다
누군가의 사랑이 익고
또 누군가의 불안이 밤을 새는
내부의 안락을 위하여
셀 수 없이 많은
마른 씨앗을 품고
습관적인 봄이 오면
또 푸른 화장을 할 것이다
무성한 여름이여
나의 빛나는 피부를 비추라
식은 땀 돋은 낡은 핏줄을 보라
거친 얼굴을 디밀고
애써 푸르게 웃지만
버티고 선 인내는
벽을 세우는 오랜 습관일 뿐
언제나 외부는 그런 것
내부가 안락하던 못하던
나는 무너져 내려야 할 뿐
연초록의 부푼 벽이
사랑사랑 바람과 손 마주하며
부드럽게 웃고 있다
푸석푸석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