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오래된 벽

취몽인 2010. 5. 13. 14:05

 

 

 

 

 

 

 

 

오래된 벽

 

                                        2010. 6. 21

 

 

내부를 안락을 위하여

외부는 거친 소통과

묵은 생명을 쌓아 간다

 

녹슨 혈관에는

멈추지 않는 들숨이 흐르고

거친 힘줄은  바닥을 끌어 올려

낡은 높이를 지탱한다 

 

누군가의 사랑이 익고

또 누군가의 불안이 밤을 새는

내부의 안락을 위하여

 

셀 수 없이 많은

마른 씨앗을 품고

습관적인 봄이 오면

또 푸른 화장을 할 것이다

 

무성한 여름이여

나의 빛나는 피부를 비추라

식은 땀 돋은 낡은 핏줄을 보라

 

거친 얼굴을 디밀고

애써 푸르게 웃지만

버티고 선 인내는

벽을 세우는 오랜 습관일 뿐

 

언제나 외부는 그런 것

내부가 안락하던 못하던

나는 무너져 내려야 할 뿐 

 

연초록의 부푼 벽이

사랑사랑 바람과 손 마주하며

부드럽게 웃고 있다

푸석푸석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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