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아버지가 떠나간
왼 쪽,
혀를 디밀면
떠난 자리가 깊다
고통째 뿌리 뽑혀
사라진 아버지,
아이들은 벽을 넘어
고개 하나 고개 둘
무덤을 기웃 거린다
갑자기 찾아온 자유는
자유만큼의
뿌리를 들어 올리고
나는 듯
느리게 추락하는 것
어깨 걸쳐
팔 벌린 여유도 잠시
우루루
발 딛은 자리
차례로 무너지는 소리
단무지 하나
자를 힘 없이 흔들려도
버팀만으로
벽이 되었던 내 아버지
같은 엄니
2010. 7. 31* 월간모던포엠 2010년 10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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