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엄니

취몽인 2010. 5. 27. 14:45

 

 

 엄니

 

 

                                     

아버지가 떠나간

왼 쪽,

혀를 디밀면

떠난 자리가 깊다

 

고통째 뿌리 뽑혀

사라진  아버지,

아이들은 벽을 넘어

고개 하나 고개 둘

무덤을 기웃 거린다

 

갑자기 찾아온 자유는

자유만큼의

뿌리를 들어 올리고

나는 듯

느리게 추락하는 것

 

어깨 걸쳐

팔 벌린 여유도 잠시

우루루

발 딛은 자리

차례로 무너지는 소리

 

단무지 하나

자를 힘 없이 흔들려도

버팀만으로

벽이 되었던 내 아버지

같은 엄니

 

 

 

 2010. 7. 31* 월간모던포엠 2010년 10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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