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나의 왼쪽

취몽인 2010. 10. 18. 10:05

 

 

나의 왼쪽 1.

 

 

                                                           

오른 손으로 왼 손을 만져본다

수 많은 일을 같이 해 온

하지만 서로를 위로해본 적이 없는

나의 오른 손과 왼 손

아주 어릴적 깊게 상처 입어

잘리고 기워지고 꽉 쥐어지지 않는 왼 손을

대신 무거운 것을 집고 들고 싸워 온 오른 손으로

어색하게 쓰다듬어 본다

낯 선 왼 손의 온기

같은 심장에서 솟아나 서로 다른 오른 쪽과 왼 쪽으로 달린

동맥의 박동이 마주 잡은 손을 통해 만난다

하나의 수고와 하나의 소외가 만나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까

그저 뺨을 부비듯 서로의 피부를 느끼며

말 없이 눈물 흘리는 나의 오른 손과 나의 왼 손

지친 오른 손과 아픈 왼 손

 

 

 

2010. 10. 20 * 월간 모던포엠 2010년 1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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