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쪽 1.
오른 손으로 왼 손을 만져본다
수 많은 일을 같이 해 온
하지만 서로를 위로해본 적이 없는
나의 오른 손과 왼 손
아주 어릴적 깊게 상처 입어
잘리고 기워지고 꽉 쥐어지지 않는 왼 손을
대신 무거운 것을 집고 들고 싸워 온 오른 손으로
어색하게 쓰다듬어 본다
낯 선 왼 손의 온기
같은 심장에서 솟아나 서로 다른 오른 쪽과 왼 쪽으로 달린
동맥의 박동이 마주 잡은 손을 통해 만난다
하나의 수고와 하나의 소외가 만나
서로에게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까
그저 뺨을 부비듯 서로의 피부를 느끼며
말 없이 눈물 흘리는 나의 오른 손과 나의 왼 손
지친 오른 손과 아픈 왼 손
2010. 10. 20 * 월간 모던포엠 2010년 1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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