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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취몽인 2010. 8. 20. 11:13

 

 

 

 

 

 

 

열대야

 

 

                                                                                                           2010. 8. 20

 

새벽 두시 늦은 맥주 한 잔이 끓어 올라 겨우 든 잠이 땀흘리며 깬다.

밀폐된 어둠의 배설  땀으로 쏟아지는 각성. 우르르 분출하는목덜미.

숨 가쁜 낡은 선풍기가 혼자 어둠을 젓고 있지만 흔적도 없는 태양의

그림자는 느리고도 잔인한 융합을 멈추지 않는다. 입 벌린채 힘겹게

잠든 아이들의 열린 방.  널부러진 무력 위로 드리운  지친 별 그림자 .

느린 맥박의 가쁜 숨 쉬는  LED들. 빨간 눈으로 30도에 걸려 자맥질하는 

수은주. 셀프로 주저앉은 에어컨의 노역을 다시 살리자 반짝 갈라지는

액정의 숨결 사이. 눈가를 가로질러 왱 날카로운 모기 한 마리 앞선다.

눅눅한 시트 위로 먼저 쓰러지는  지친 바람. 어둠은 납작  지겨운 체

온을 누르고 누구를 향해 짜증을 쏟아야 할지조차 모르는 아! 열대의

묵지근한 침묵, 폭력. 검게 달구어진 이 밤에 도무지 나는 식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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