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문학동인회 2년 선배. 시인 윤성근.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가 2학년이었던가, 어느 대학교에서 추최한 백일장에 문예부 친구, 선배들과 참가를 했었다.
낑낑대며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제를 가지고 두편인가 시를 짓고, 주최측에 제출을 하고..
끝나갈 무렵 성근 선배가 우리를 찾아왔다. 당시 우리 재학생 계단동인 중에서는 최고의 시재를 자랑하던 선배.
우리에게 시에 대해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 해주던 그 눈빛... 그리고 뒤풀이로 찾았던 중국집에서의 이야기들..
윤성근 시인은 그렇게 어린시절 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대학을 가고 나는 소설을 씁네, 학생운동을 하네, 연애를 하네 하면서 시와는 멀어졌고 졸업 후 직장을 따라 서울로 온 후
한 동안은 선배와의 만남은 끊어졌다. 그러나 십여년전 서울에 사는 계단문학동인회 멤버들이 모이는 세계모에 나가서
선배를 다시 만났다. 지금은 몇 개월에 한 번씩은 얼굴을 보는 처지.
이 시집은 1988년에 선배가 발표한 시집이다. 1988년이면 내가 스물여섯, 선배가 스물여덟 시절인 셈이다.
오래된 시집을 다시 읽으며 그 시절 어렵기만 했던 선배의 정신을 다시 느껴본다. 한 때 시단을 이끌 참신한 젊은 시인군에
속해있던 그의 시.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모색하는 장년의 시인이 되어 있는 그가 그 고비에서 병을 얻어 분투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민주화의 열기가 정점에 달했던 1988년.
선배의 시에는 고통과 번민과 방황이 가득하다. 젊은 정신 특유의.....
곧 나는 2010년 윤성근 시인의 신작시를 만날 예정이다. 그의 정신ㅁ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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