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3
2010. 11. 15
답답한 이야기를 담고 오래된 미래로 돌아오는 제법 긴 길
늙은 내 차조차 실어나를 기운이 없어 축 늘어진 도로 위에서
소용없는 브레이크를 밟고 서서 낡아빠진 황지우를 읽는다
예종에서 쫓겨난 그는 지금 유신의 임진강가를 서성이고 있는 중이다
막히는 길에서 가슴이 막혀 있을 땐 의외로 꼬챙이 같은 시가 좋다
그리고 깝깝한 한숨을 쏟는 옛날 누렁이 같은 황지우는 특히 좋다
앞차가 움직인다 황지우는 한숨을 멈추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