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송년 소묘
2010. 12. 31
되돌아 보면
너무나 많은 말들을 했다
이루지 못할 희망을 남발하고
싸구려 詩를 뱉고
대책 없는 악다구니
습자지 같은 아는 척
스스로를 속인 다짐들
갈팡질팡한 기도
둑을 넘쳐 흐른 변명
그러나 되돌아 보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책임한 침묵
말 같지 않은 詩들
게으름 뒤에 숨은 외면
녹슨 못 하나 박지 못한 정의
비겁한 절약
속으로 곪은 위선
일년 내내 들여다 본 모니터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송년
부끄러운 해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