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에 대한 반성
2011. 2. 21
배가 빨간 무당개구리 한 마리
뺀질거림이 조금 불길하긴 했지만
포항 오거리 개굴창에서 할딱이던 올챙이 시절에
험한 꼴 꽤나 당해봤다니깐
그래도 세상 바라보는 눈은 선하리라 생각했었다
틀려먹었다
길거리 좌판에서 굴러먹고
야간상고 양아치들의 생존본능만 빨갛게 돋아
깡다구만 남은 정의가 잠시 어깨에 머물었나 싶더니
바통 놓친 개구락지들을 짓밟고
옳다구나 제 밥그릇만 움켜 쥐고 저 멀리 내뺀 놈인 것을
오해였다
버썩 마른 진창 못바닥
푸르죽죽한 등판에 점점이 박힌 오만들
독을 품으며 휘딱 반 바퀴를 앞질러 달린 녀석은
이미 뒤돌아 볼 줄 모르는 아귀인 것을
그때는 정말로 몰랐었다
큰일났다
배운 짓이라곤 돈 버느라 땅 파재끼는 수작이고
잘하는 짓이라곤 돈 놓고 돈 먹기 투전질이니
열 가진 놈은 열 둘을 더 가지고 하나 가진 놈은 그 하나마저 빼앗기고
돼지 새끼 소 새끼 생으로 썩은 물 흘러드는 뻘건 강을 보고도
덜 떨어진 니들은 그저 국으로 따라오기만하면 돼 가는 눈 가로 뜨는
지금이라도
강으로 가야 한다 그래 우리 모두 강으로 가자
청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도룡뇽 힘 없는 갈퀴 손일 망정 치켜 들고
독이 올라 앞만 보고 악쓰는 저놈의 무당 개구리
빨간 배를 뒤집어 놓으러 가자
올챙이를 잡아 먹고 독을 쏟는 저놈 잡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