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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에 대한 반성

취몽인 2011. 2. 21. 16:46

 

 

 

 

 

 

 

 

올챙이에 대한 반성

 

 

                                                  2011. 2. 21

 

배가 빨간 무당개구리 한 마리

뺀질거림이 조금 불길하긴 했지만

포항 오거리 개굴창에서 할딱이던 올챙이 시절에

험한 꼴 꽤나 당해봤다니깐

그래도 세상 바라보는 눈은 선하리라 생각했었다

 

틀려먹었다

 

길거리 좌판에서 굴러먹고

야간상고 양아치들의 생존본능만 빨갛게 돋아

깡다구만 남은 정의가 잠시 어깨에 머물었나 싶더니

바통 놓친 개구락지들을 짓밟고

옳다구나 제 밥그릇만 움켜 쥐고 저 멀리 내뺀 놈인 것을

 

오해였다

 

버썩 마른 진창 못바닥 

푸르죽죽한 등판에 점점이 박힌 오만들

독을 품으며 휘딱 반 바퀴를 앞질러 달린 녀석은

이미 뒤돌아 볼 줄 모르는 아귀인 것을

그때는 정말로 몰랐었다

 

큰일났다

 

배운 짓이라곤 돈 버느라 땅 파재끼는 수작이고

잘하는 짓이라곤 돈 놓고 돈 먹기 투전질이니

열 가진 놈은 열 둘을 더 가지고 하나 가진 놈은 그 하나마저 빼앗기고

돼지 새끼 소 새끼 생으로 썩은 물 흘러드는 뻘건 강을 보고도

덜 떨어진 니들은 그저 국으로 따라오기만하면 돼 가는 눈 가로 뜨는

 

지금이라도

 

강으로 가야 한다 그래 우리 모두 강으로 가자

청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도룡뇽 힘 없는 갈퀴 손일 망정 치켜 들고

독이 올라 앞만 보고 악쓰는 저놈의 무당 개구리

빨간 배를 뒤집어 놓으러 가자

올챙이를 잡아 먹고 독을 쏟는 저놈 잡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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