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유 6 / 두개의 수탈
2011. 5. 27
아팠다하면
그 아픔의 두려움에 휩싸여
더욱 아파하는 아내
소화기 내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를 순회하다
봉지에 내역을 적지 않으면 분간도 안되는
가지가지 약들을 한가득 들고 온다
원인은 분명치 않다고 말한다
불확정의 아픔은
내시경 CT촬영 피검사 조직검사 MRI를 맴돌고
고속터미널 옆에 제국처럼 들어선 St. Mary
번쩍하는 대리석 바닥에
한달 뼈빠지게 번 돈 토악질처럼 쏟아놓는다
지갑이 비면
그 가난의 두려움에 휩싸여
더욱 가난해지는 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확인하고
갚을 빚보다 조금 더 많은 새로운 빚을 얻어
꾸역꾸역 빳빳한 허세를 채운다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불해 온 앞날은
홧김의 술값으로, 두려움의 쇼핑으로 떠돌고
키보드 몇번 툭툭 치면 모니터로 붉은 혀 내미는
친절한 자본의 유혹에
앞으로 수삼년 차곡차곡 말려갈 목숨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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