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온 사진>
오십 그리고 오월말
2011. 5. 31
가리려도
도무지 가려지지 않는
텅 빈 머리
슬쩍 웃어도
가슴 찌릿하기만 한
아내의 서슬
세 살 무렵
저를 얼르던 우리를
얼르는 딸아이
한 잔 하자
정겨웠던 전화가
무서운 저녁
내려 설 계단
끝없는 깊이를 생각하면
아찔한 무릎
앞으로 십년
비루먹을 막연함이
쓸쓸한 계획
그리고
푸른 숲을 바라 보거나
책을 읽다가도
이유없이
시도 때도 없이 줄줄 새는
슬프지도 않은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