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GEO

참새와 고양이

취몽인 2011. 8. 8. 14:26

 

 

 

 

 

 

 

 

 

 

참새와 고양이

 

 

                             2011. 8. 8

 

 

하룻밤 휴가를 보내고

미요 미이요

당당한 부름에 잠이 깬다

 

보일러실 열린 문틈으로

밥새 낯 익은 고양이 한 마리

입에 뭘 물고 기세 등등하다

 

마루 밑에서 벽돌 틈에서

비슷하게 뒤섞인 어린 고양이 네 마리

눈 비비며 에미 앞으로 나온다

 

날개 꺽인 참새 한 마리

새끼들 앞에 내려 놓고

에미는 길게 드러 눕는다. 내가 보건 말 건

 

앞발로 차보고

입으로 물어도 보고

둘이서 맞물고 패대기도 쳐 본다

 

쉽사리 먹어치우진 못한다

긴가 민가 입맛만 다시다

어쩔 줄 몰라 그녀를, 에미를 쳐다본다

 

고양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둘째

이 일방적 생존 교육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나를, 애비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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