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고양이
2011. 8. 8
하룻밤 휴가를 보내고
미요 미이요
당당한 부름에 잠이 깬다
보일러실 열린 문틈으로
밥새 낯 익은 고양이 한 마리
입에 뭘 물고 기세 등등하다
마루 밑에서 벽돌 틈에서
비슷하게 뒤섞인 어린 고양이 네 마리
눈 비비며 에미 앞으로 나온다
날개 꺽인 참새 한 마리
새끼들 앞에 내려 놓고
에미는 길게 드러 눕는다. 내가 보건 말 건
앞발로 차보고
입으로 물어도 보고
둘이서 맞물고 패대기도 쳐 본다
쉽사리 먹어치우진 못한다
긴가 민가 입맛만 다시다
어쩔 줄 몰라 그녀를, 에미를 쳐다본다
고양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둘째
이 일방적 생존 교육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나를, 애비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