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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거리의 소주병 하나

취몽인 2011. 12. 23. 16:15

 

 

 

 

 

 

 

 

추운 거리의 소주병 하나

 

 

 

 

너무나 반듯하게 길다란 경계석 위로 지나간 한 사람의 얼굴이 놓였다

새파랗게 얼어붙은 외로움으로 꼿꼿하게 선 참이슬 클래식 빈 한 그루

어디서부터 서러움은 끌려 왔을까 또 언제 바람 찬 이 길을 찾아 왔을까

홧홧한 차가움을 들이키고 문득 섰다가 빈 마음 내려 놓고 떠난 그 사람

시린 자리에 꽁꽁 주저 앉은 침묵의 위로, 맨 얼굴에 붙은 빨간 토닥임

생각 하나를 동그랗게 못 박아두고 취하지도 못할 길을 또 걸어 갔겠지

길 건너 벌벌 떠는 개천 한 줄기 그림자처럼 비척 그를 따라 흘러갔겠지

 

 

 

201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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