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 소리 / 문인수
적막도 산천에 들어 있어 소리를 내는 것이겠다.
적막도 복받치는 것 넘치느라 소리를 내는 것이겠다.
새소리 매미소리 하염없는 물소리, 무슨 날도 아닌데 산소엘 와서
저 소리들 시끄럽다, 거역하지 않는 것은
내가 본래 적막이었고 지금 다시
적막 속으로 계속 들어가는 중이어서 그런가,
그런가보다. 여기 적막한 어머니 아버지 무덤가에 홀로 앉아
도 터지는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소주 몇잔 걸치니, 코끝이 시큰거려 냅다 코 풀고 나니,
배롱나무꽃 붉게 흐드러져 왈칵!
적막하다. 내 마음이 또 그걸 받아 그득하고 불콰하여 길게 젖어 풀리는
저 소리들, 적막이 소리를 더 많이 낸다.
또 그 소리에 그 소리인 부모님 말씀,
새소리 매미소리 하염없는 물소리……
적막도 산천에 들어 있어 소리를 내는 것이겠다.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메모 : 좋은 시 오래 담아 두려 빌려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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