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의 분기점
장마는
외곽순환도로 동쪽을 달린다
젖은 시간이 잘려나간 붉은 허리
경계를 맴도는 허연 그림자
태양의 몽정은 아직도 희미하다
닦이지 않는 반복을 뚫고
깊이 달리는 중심이 휘어지는 곳
무릎을 굽혀 버티며 빨갛게
날개는 선회하며 가라앉는다
윤활의 스키드 마크를 새기고
견고한 아랫도리는 나선형으로 젖었다
월요일은 궤도에 들어선다
고개 위로 쏟아지는 마지막 관성들
가로의 질주는 세로의 정체로 빗금을 긋고
눈앞에는 마른 터널 호흡이 가쁘다
사당 45분 양재 48분
분기된 장마는 수직의 속도
시간 안에 닿을 수 없다
2013. 07 .29 /2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