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무언
<카페 헤세이티 기자회견>
-현 시국에 대하여
시국성명도 발표했고, 반성문도 썼는데 기자회견을 안 하모 느그가 섭섭해 할까봐 기자회견을 할랬는데 느그는 바빠서 몬 올 테니 내가 느그 처지와 형편과 입장과 곤경 따위를 무수히 참작해서 기자회견문으로 대신할란다. 참고로 현 시국에 대해서는 시국성명을 참조하고, 회견문 발표 이후 혹 궁금한 기 있어도 전화 따위는 하지 마라. 느그 상대할 시간 음따. 정 궁금하모 찻값(내 커피값 포함) 들고 헤세이티로 찾아 온나. 그라이 이번 기자회견은 다름이 아니라 기자에 대한 기자회견이다. 이 개좆만한 쉬키들아.
1. 현 시국은 참말로도 헛말로도 다 주워삼킬 수 없을 정도로 개판이다. 사흘들이 개짖는 소리가 요란해서 보신탕 소비를 더욱 활성화시킬 대책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고 심각하게 나 홀로 생각중이다. 그런데 느그는 개 짖는 소리를 우찌 그리 잘 알아 듣냐? 우찌 그리 개소리들을 잘도 해석하냐? 요새는 수습 때 개소리 읽고 쓰기 훈련이라도 하냐? 아니면 구글 개소리번역기라도 돌리냐? 여튼 참 신통방통하다.
2. 느그는 와 기자가 됐노? 느그는 바뀐애의 입 될라꼬 기자가 됐나? 언론사주의 똥구녕을 빨라꼬 기자가 됐나? 재벌이 주는 콩고물 처물라꼬 기자가 됐나? 밥 얻어처물라꼬, 술 얻어처물라꼬 기자가 됐나? 진정한 접대를 받을라꼬 기자가 됐나? 전부 좆 잡아라.(쉬바, 지금 잡지 말고 반성하란 말이다.)
3. 기자라는 기 쓰는 자 아니냐? 그런데 느그는 와 안 쓰노? 와 앵무새처럼 베끼기만 하노? 쉬바, 쓰는 자라꼬 소설은 와 쓰노? 드라마는 와 쓰노? 느그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쓰는 자란 말이다. 각색하고, 윤색하고, 심지어 소설까지 쓰모 느그가 소설가거나 작가지 우찌 기자란 말이냐? 그라모 쉬키들아, 기자협회 해체하고 판타지소설가협회를 만들어라. 그라고 와 판타지소설책은 출간들을 안 하노?
4. 이 븅신 쉬키들아, 느그는 말하는 자가 아니라 기록하는 자들이다. 그러니 느그가 쓰는 글은 니 새끼, 니 새끼의 새끼, 그 새끼의 새끼들이 언젠가는 본단 말이다. 느그는 문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단 말이다. 와 느그 무덤을 느그가 파노? 와 새끼들이 기사와 소설의 근친관계까지 고민하게 만드노 말이다.
5. 기자란 진리는 말할 수 없어도 진실을 말해야 하며, 진실을 밝힐 수 없으면 사실을 말하는 자다. 말씀 언 변에 몸 기 자가 왜 있겠냔 말이다. 기자란, 자기를 던져 권력 앞에서 기자는 기 아이라, 자기를 던져 색계에 빠지는 자가 아니라, 자기를 던져 세계의 진실을 덮는 자가 아니라 자기를 던져 세계의 진실을 말하는 자다.
그렇다면 너는 기자냐? 거짓 기의 기자냐? 그저 권력과 자본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기는 기자냐?
6. 이제 느그 때문에 욕이 바뀔라꼬 하고 있다. 느그가 권력의 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에서 가장 심한 욕은 개자식에서 '기자식'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있다. 선택은 오로지 느그에게 달렸다.
7. 더 써봤자 느그가 각색하고 윤색하고 소설 쓸 낀데 내 입만 아푸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하자.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그 뻔한 말을 기억해라. 펜이 비수가 되어 니 가슴에 안 꽂히게.
2013년 9월 15일 여름 같은 가을날에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카페헤세이티 종업원 일동 및 고양이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