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버스 안에서

취몽인 2013. 9. 30. 13:02

 

 

 

 

버스 안에서

 

 

 

 

검은 여자가 버스를 탄다

짧은 머리를 뒤로 묶고

앉자마자 전화를 건다

 

중환자실 하루 입원비가 얼마예요?

 

남편, 아이들

직장 보내고 학교 보내고

설겆이 대충 훔치고

검은 마음 걸쳐 입고 나선 길일 게다

 

오전은 노선을 따라

달리고 멈추고 미끄러지다 덜컹거리는 데

불쑥 끼어드는

붉은 신호

 

여자는 먼 산

그림자만 좇는다

 

비가 내려도

버스는 꾸역꾸역 제 길을 가고

검은 옷 여자는

자꾸 더 검어지고

 

 

2013. 9. 30 / 모던포엠 2013. 11월호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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