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전 발표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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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인 2014. 1. 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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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식은 오층 그리고 칠층 건물 사이 빛나는 오후

오랫 동안 날개를 펼친 비둘기 한 마리 둥근 월계수 잎

퍼렇게 질린 하늘 비집고 돋은 살얼음 낀 반달 한 조각

시간을 찌르며 버티는 마른 은행 가지 끝에 찢긴 바람

누군가 뱉어놓은 얼어붙은 어제 한 무더기 그 맨질거림

손 시린 담배 연기가 재빨리 달아나는 곳 끝의 아이들

웃음이 갈라터진 볼태기 가득 문 애띤 욕설 나부랭이들

냉기로 날리는 창 밖과 열기로 날리는 창 안의 불투명

모서리 건물 유리창은 유난히 빛나 눈부시게 느린 오후

눈 높이에는 바싹 마른 우듬지 매달려 썩은 열매 두 알

발치엔 일어서는 근면과 주저앉는 나태가 엉킨 환상통

 

 

 

2014. 1. 9 / 2014. 3월호 모던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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