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름다움
어느 봄 밤에
묵은 기억들을 만났다
사십년
상상도 못했던 시간의 끝에서
흑백 사진 속
손톱만한 친구들이 걸어나왔다
많은 것들이 잊혀졌지만
모질게 남은
흔적들 추억들
슬퍼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봄 밤은
시끄럽게 취하고
새벽녘
달도 덩달아 취하고
낡은 아름다움들은
끝이 없을터
두고두고 웃으려면
한꺼번에 캐서는 안될 일
이틀 지나도
눈 감으면 달덩이로 맴도는
그 날 그 시절
있어줘서 고맙네 친구들
2014.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