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눈이 내립니다
아무도 없는 길 위로
묵묵한 눈이 내립니다
조용히
바람도 없어
끊임없이 아래로만 내리는 눈
길은 벌써 지워졌습니다
검은 밤에 내려도
눈의 목소리는 하얗습니다
침묵의 행렬
정수리만 바라보고
우루루 내리는 고백들
그러면 지워질까요
지워지지 않으려 밤에 내리는 걸까요
하얀 슬픔은
밤새 얼어 완고해지겠지만
그렇다고 얼마나 가겠어요
그래도 내려와야 한다면
몰래 오겠노라
사그락 눈 흘깁니다
2014.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