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선 행복 141213
이런 저런 근심
잠깐 사라진
토요일 아침.
아침 일찍 눈 떠
밥을 짓고 맑은 무우국을 끓인다.
창밖에는 어제 내린 눈이
이웃 집들 옥상에 새파랗게 잠들었다
늦게 깬 아내와
가벼운 아침을 먹고
얻어온 커피 멀겋게 한 잔 마시고
햇살 오들오들 떠는 베란다 서성이다
따뜻한 장자를 마저 읽는다.
어제 밤 송년회는 가지 않았다.
가는 해가 별로 아쉽지도 않고
요란스런 낯선 무리 속도 어색하다
덕분에 맞은
명징한 주말 아침
오랜 만에 잘한 선택이다 싶다
한나절 늘어져
느린 브라암스나 바하를 들으며
노장을 읽다 졸다 하다
오후 늦게 나갈까 싶다.
그도 심드렁하면
내처 종일
딩굴어도 괜찮을 듯 싶다.
2014.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