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이름
여든 여섯 고개
힘겨운 눈을 감아
난생 처음 걷는 꽃길
함께 웃는 하얀 길
보따리 걸음 한 십 년
바느질 걸음 또 한 십 년
그 길에도
드문 꽃은 피었드랬지
지금은 나도
꽃 사이로 꽃 피어
내 속의 너희들
내 밖의 또 너희들 향해
슬프고 기쁘게
웃을 수 있는 시간
웃음 사이로 자글자글한
너희들 이름들
그리고 그 아래
남기고 가는 내 이름
엄마 할머니 말고
내 이름 석 자
2015.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