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폭과 언 달
관악산과 우면산이 쪼개진 곳
원래는 골짜기 과거 길이 있었던 곳
짙은 칼자국을 보면
꽤나 골이 깊었을 것 같은 곳
남태령을 넘자
익숙한 절벽에 폭포 하나 걸렸다
흐를 개울도 강도 없이
느닷 없이 멈췄다
쏟아지는 것들이란
담은 것과 담을 것이 필요할 터인데
개울도 없이 강도 없이
혼자 흐르다 얼어 붙었다
위는 완고한 바위 덩이
아래는 더 완고한 아스팔트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런지
갈 곳 몰라 얼어 붙었다
붉게 녹슨 이마 위
반쯤 녹은 달 한 덩이
발도 머리도 없이 몸뚱이만 언 풍경에
덜렁하니 달라 붙었다
2015.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