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오늘은 다행히
아무도 찾지 않는 날
다리 아픈 강아지와
발목 아픈 내가
나란히 앉아 서로를 위로하는 날
멀리
겨울이 조금씩 녹는 산
눈이 많이 오지 않은 시간을 아쉬워 하며
땅 속에서부터 꿈틀대는 씨앗의 하늘
다음 달도 여전히 척박하지만
강아지의 다리가 낫고
나 또한 따뜻하게 걸을 수 있으리
그렇게 쓰다듬어 보는 날
낯 가리는 이들에게 먼저 웃고
목소리 높일 자리에 가지 않고
지친 아내와 초조한 아이들에게 던질
알기 쉬운 농담을 생각하는 오후
다행히 여전히
전화는 오지 않고
다리 아픈 강아지 꼬리 흔드는 월말
아픈 발목과 그 친구들에게 고마운 날
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