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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파우스트

취몽인 2015. 8. 6. 00:21

 

 

 

어떤 파우스트

 

 

 

삶이

온전히 팔리지는 않았지만

감당할 수 없을만큼

미래는 내 것이 아니다

가불은

삼 년 반 짜리

반 년 짜리도 있고

기약없는 것도 있다

내일은 또

어설픈 권리 하나를 팔고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 하나를 상담할 예정이다

그 곳엔

아직 있지도 않은 내가

나를 배석하여

그래도 아직은

저당 잡힐 희망이 남지 않았니 하며

슬쩍 비웃겠지

메피스토

이제는 그만 잠들게 해다오

온전히 내가 네가 되게 하려면

내일 또 미래를 불러야 하지 않겠니

깊이 탄식하다 잠든 아내처럼

나의 탄식 또한 끌어

어둠 속에 놓아다오

십 프로의 나도

아직은 현재이니까

내일이 또

오니까

 

 

2015.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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