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파우스트
삶이
온전히 팔리지는 않았지만
감당할 수 없을만큼
미래는 내 것이 아니다
가불은
삼 년 반 짜리
반 년 짜리도 있고
기약없는 것도 있다
내일은 또
어설픈 권리 하나를 팔고
손에 잡히지 않는
미래 하나를 상담할 예정이다
그 곳엔
아직 있지도 않은 내가
나를 배석하여
그래도 아직은
저당 잡힐 희망이 남지 않았니 하며
슬쩍 비웃겠지
메피스토
이제는 그만 잠들게 해다오
온전히 내가 네가 되게 하려면
내일 또 미래를 불러야 하지 않겠니
깊이 탄식하다 잠든 아내처럼
나의 탄식 또한 끌어
어둠 속에 놓아다오
십 프로의 나도
아직은 현재이니까
내일이 또
오니까
2015. 08.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