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피
어항을 대야에 쏟는다
먼저 낡은 물이 쏟아지고
휩쓸려 구피들
쏟아지는 물을 거슬러 거슬러
오르다 쏟아진다
물때 낀 플라스틱 풀잎을 꺼내고
지나치게 노란 가짜 모래를 퍼내고
시간이 증발한 유리 어항
켜켜의 그림자를 씻는다
쉬 지지않는 시간을 행궈내고
더 지나치게 노래진 모래를 담고
물점 여전한 플라스틱 수초를 심는다
한나절이 녹은 맑은 물을 흘리고
뒤집힌 대야를 어항에 쏟는다
휩쓸려 구피들
쏟아지는 물을 거슬러 거슬러
오르다 쏟아진다
대야를 씻는다
묵은 어항 속 세계가 지저분하게 맴돈다
개수대에 휘저은 물을 버리다
잠깐
물때 사이 꼬물한 것들
고새 정말 고새 태어난 것들
안돼
개수대 꼬르르 몇은 벌써 가버리고
2017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