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구피

취몽인 2017. 3. 19. 17:27




구피

 


 

어항을 대야에 쏟는다

먼저 낡은 물이 쏟아지고

휩쓸려 구피들

쏟아지는 물을 거슬러 거슬러

오르다 쏟아진다

물때 낀 플라스틱 풀잎을 꺼내고

지나치게 노란 가짜 모래를 퍼내고

시간이 증발한 유리 어항

켜켜의 그림자를 씻는다

 

쉬 지지않는 시간을 행궈내고

더 지나치게 노래진 모래를 담고

물점 여전한 플라스틱 수초를 심는다

한나절이 녹은 맑은 물을 흘리고

뒤집힌 대야를 어항에 쏟는다

휩쓸려 구피들

쏟아지는 물을 거슬러 거슬러

오르다 쏟아진다

 

대야를 씻는다

묵은 어항 속 세계가 지저분하게 맴돈다

개수대에 휘저은 물을 버리다

잠깐

물때 사이 꼬물한 것들

고새 정말 고새 태어난 것들

안돼

개수대 꼬르르 몇은 벌써 가버리고

 

 

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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