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2021습작

프로방스에서

취몽인 2017. 5. 19. 19:30




프로방스에서

 


 

숲이 울던 어제

꽃잎을 훔치던 길목에서

녹슨 돌 하나를 만났습니다

저는 어떤지 모르지만

내 보기엔

바위라 하긴 좀 그런

돌멩이라 하기에도 좀 그런

그저 그만한

그래도 나름 단단한

눈이 맑지않은 모진 돌 하나

불쑥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나에게

넌 내게 아무 것도 아냐 말하더니

굴러와 나를 밀었습니다

느닷없이 밀려

떨어지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떨어지고

저는 왜 나를 밀지

깨진 모서리를 만지다 생각했습니다

아, 저 친구는

바위가 아니지만

나는 돌멩이도 아니구나

그러면서 또 굴렀습니다

구르는 나를 앞지르며

그 친구는 어깨를 들썩이더군요

나는 바위야

나는 바위여야 해 라고

적당한 크기의 돌로

말하더군요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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