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서
숲이 울던 어제
꽃잎을 훔치던 길목에서
녹슨 돌 하나를 만났습니다
저는 어떤지 모르지만
내 보기엔
바위라 하긴 좀 그런
돌멩이라 하기에도 좀 그런
그저 그만한
그래도 나름 단단한
눈이 맑지않은 모진 돌 하나
불쑥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나에게
넌 내게 아무 것도 아냐 말하더니
굴러와 나를 밀었습니다
느닷없이 밀려
떨어지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떨어지고
저는 왜 나를 밀지
깨진 모서리를 만지다 생각했습니다
아, 저 친구는
바위가 아니지만
나는 돌멩이도 아니구나
그러면서 또 굴렀습니다
구르는 나를 앞지르며
그 친구는 어깨를 들썩이더군요
나는 바위야
나는 바위여야 해 라고
적당한 크기의 돌로
말하더군요
2017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