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이동식 발전기를 아십니까
콘테이너 박스만 합니다
기름을 먹고
전기를 만듭니다
아파트 한 동을 감당합니다
160세대 대략 500명 정도가
지난 일주일 앞으로 나흘
푸르딩딩한 괴물에 목 놓고 삽니다
기세가 대단합니다
쉴 새 없이 굴뚝으로 열기를 뱉어
곁에 있던 목련나무가 빨갛게 죽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함소리가 만만찮습니다
처음 알았습니다
소리에도 매질이 있다는 걸요
벽을 울리고 창을 뚫고
귓속으로 녹슨 밀도를 밀어넣습니다
가감도 없는 한결같음으로
머리는 소리로 꽉 찹니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공명합니다
뭐라고 할까요
적어도 이 곳 세상은
녀석에게 완전히 압도된 셈입니다
이 여름
공부 몇은 제대로 합니다
선풍기 하나를 돌리는 데도
모르는 어딘가에서는 악을 쓰는 비명이 필요하고
참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없다는
맘 먹으면 인간은 그렇게 다룰 수 있다는
독재와 자본의 인간 공학 일단을
굉음으로부터 슬쩍 배웁니다
2017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