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가을이 뭉근한 저녁
된장찌개 얼큰하게 끓여놓고
친구와 친인이 만나
한잔 중이란 소식을 쪽지로 듣고
안동 사는 대구 친구,
구미 사는 안동 친구가 보내온
안부도 페북으로 본다
나는 여기서 퇴근하고 있을
아내를 기다리는데
가을이 쏟아지는 여러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기도, 쓸쓸하기도 하다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친구도 있겠지만
오늘 저녁은 그저 이렇게
묵묵한 된장찌개 냄새나 날리며
쪽문에 걸친 그림자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20171107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