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80419
새벽 두 시
동작대로
어두운 도로변에
남자 하나 다급히 손을 든다
잘 빗어 넘긴 머리
감색 트렌치 코트 차림
조수석에 앉더니
문을 걸어 잠궈달라 요구
그러곤 내 귀에 대고
은밀히 말한다
서울경찰청으로 가주세요
빨리요
저는 지금 위험해요
네비게이션에 도청장치는 없겠죠?
술 냄새가
귀를 뚫고
코를 찌른다
어디로 가자구요?
서울경찰청이요
아니면 청와대로 가주세요.
카드결제기, 네비게이션을 쥐고 흔든다
자꾸 귓속말로
자기를 살려달란다
어쨌던 출발
방배동 골목 파출소앞에 세웠다
저기 가서 도와달라 하시죠
내려 파출소로 간다
비틀비틀
앗 문이 잠겼나보다
다시 차쪽으로 온다
급출발
저만치 뒤에서
남자가 머리를 감싸고 절규한다
나는 오늘
어쩌면 한 남자를
사경으로 내몰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너무 다행스럽다.
'이야기舍廊 > 택詩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피소드 180509 (0) | 2018.05.09 |
---|---|
짬밥의 차이 (0) | 2018.04.22 |
상대성이론과 확률 (0) | 2018.04.19 |
에피소드 180416 (0) | 2018.04.19 |
전기 (0) | 2018.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