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舍廊/詩 읽기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신동호

취몽인 2018. 11. 8. 12:15

 

이데올로기는

치열함을 먹고 사는가

 

대부분의 세상을

빚진 자로 만드는

투사의 애국심은

뿌리가 어디에 닿아 있는가

 

그런데 왜

그들은

초라하게 불타오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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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촌 주막

 

 

늦은 밤.

온종일 수학 문제를 푼 열다섯 아들이

집으로 가는 길에서 물었다.

"아빠 새누리당이 왜 나빠?"

 

국운이 기울자 조선의 의로운 선비들은 신의주에서

강이 얼기를 기다렸다. 만주 망명을 막기 위해 일제가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날, 1910년 10월 7일

일제는 76명의 왕족과 사대부들에게 작위와 함께

은사금을 수여했다. 이른바 '(한일)합방공로작'이었다.

일제에게 은사금을 받은 자들이 새누리당의 뿌리다.

 

늦은 밤,

콧수염이 나기 시작한 열다섯 아들이

집으로 가는 길에서 물었다.

"아빠 보수가 나쁜 거야?"

 

이윽고 사막촌 주막에 머물던 선비들이 도강하여

독립운동을 하다 죽어갈 때 보수의 웅혼한 가치도

함께 사라졌다. 우리의 보수는 국토와 전통을 온몸

으로 끌어안고 지켰다. 그렇게 장엄히 사라져간 보수를

저들은 차용할 자격이 안된다. 새누리당은 그저

국가를 팔아먹은 장사꾼. 이름만 바꾼 매국노다.

 

늦은 밤,

열다섯 아들은 궁금한 게 많다.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는

정치가 역사를 불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