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식구

맏이

취몽인 2019. 5. 22. 23:01

맏이

 

 

얼마 전 분가한 큰 딸 방에

자보려고 누웠다.

바닥에 매트 두 장을 겹쳐 깐 자리는

살짝 불편하다.

 

침대를 사주려 해도 굳이 싫다 했었다.

제 나름 편안한 잠자리 스타일이

있겠거니 생각했었다.

 

하지만 분가하면서 녀석이

제일 먼저 산 가구는 침대였다.

 

그간 잠자리가 불편했던 것이다.

그저 엄마 아빠 돈 쓰게하기 싫어

참았던 것.

 

제 동생도 침대 생활을 한지 오래 됐는데

혼자 바닥에 누워 삼십년을 잠들었던

내 큰 딸.

 

그 자리에 닿은 등에 칼날이 닿는 듯하다.

 

맏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참 서럽고 나쁜 서열이다.

 

나도 아내도 맏이이건만..

 

190522

'詩舍廊 > 식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길  (0) 2019.12.25
하루 191107  (0) 2019.11.07
아내의 집  (0) 2018.10.28
19880316  (0) 2018.03.16
뿌리  (0) 2017.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