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舍廊/時調

별우물

취몽인 2020. 2. 12. 16:21

 

 

 

별우물

 

 

 

가문 여름 그믐밤

삽 들고가는 아버지 뒤를

아이는 물 찰랑이는 세수대야 들고 따른다

 

우물을 새로 팔거야

아버지가 말했다

 

물 담긴 대야를

이리저리 옮겨보렴

대야에 담긴 물에 별이 내려 앉을거야

 

많은 별  담기는 곳에

물이 제일 많단다

 

마당 돌며 별을 담던

아이가 고개 들어

아빠, 여기가 별이 제일 많아요

 

대야엔

찰랑이는 별 까만 밤이 한 가득

 

어린 앵두 기웃거리는

마당 한 겹 밑으로

눈 맑은 별들이 졸졸졸 모여들고

 

아이의

까만 눈에도 맑은 별빛 한 가득

 

 

 

191105 한국시조문학 18,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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