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우물
가문 여름 그믐밤
삽 들고가는 아버지 뒤를
아이는 물 찰랑이는 세수대야 들고 따른다
우물을 새로 팔거야
아버지가 말했다
물 담긴 대야를
이리저리 옮겨보렴
대야에 담긴 물에 별이 내려 앉을거야
많은 별 담기는 곳에
물이 제일 많단다
마당 돌며 별을 담던
아이가 고개 들어
아빠, 여기가 별이 제일 많아요
대야엔
찰랑이는 별 까만 밤이 한 가득
어린 앵두 기웃거리는
마당 한 겹 밑으로
눈 맑은 별들이 졸졸졸 모여들고
아이의
까만 눈에도 맑은 별빛 한 가득
191105 한국시조문학 18,19호